나쁜 아저씨로 몰리다....ㅡ,.ㅡ;;

생각 표현 2008. 4. 25. 21:24 posted by whiterock
다니던 회사를 4월 18일에 퇴사 하였다. 5월부터 새 직장에 출근하기 전 까지 잠시 쉬고 있다. 덕분에 따로 떨어져 살고 있던 딸(23개월)과 함께 지내고 있다. 주로 장난감으로 같이 놀아 주기, 책 읽어 주기, 여기저기 데리고 산책하기 등으로 지내고 있다.

어머님 집 앞에 신트리 공원이라는 좀 큰 규모의 공원이 있다. 공원 안에 도서관도 있고, 축구장, 농구장 그리고 테니스 코트 같은 체육 시설, 놀이터 및 잔디 밭 등이 있다. 날씨 좋을 때, 딸을 데리고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공원 전체를 한번 휘휘 둘러만 봐도 30분 이상이 소요가 된다. 근처 어린이 집에서도 이 곳으로 산책을 나온다. 노란 옷을 입은 어린이들이 지도 선생님을 따라 우르르 몰려 나오기도 한다. 몇몇 어린이들은 놀이터에서 놀고, 몇몇은 잔디 밭에서 여러 곤충들을 관찰하면서 놀곤 한다.

보통 약속 같은 특별한 일이 없이 집에만 있을 때에는, 머리를 감지는 않는다. 수염이 많은 편인데, 면도도 보통 1주일에 한번 정도 한다. 사건(?) 당일 날 역시 면도도 안하고, 머리를 감지 않은 채 모자만 쓰고서 딸을 집앞 공원으로 데리고 나갔다. 공원 여기 저기 산책을 하고서는 공원 안의 놀이터에 있는 그네에 딸을 앉혀서 놀고 있었다. 그 때 노란 옷을 입은 어린이들이 우르르 몰려 왔다. 그네를 타고서는 여기저기 돌아 다니는 비둘기들을 딸이 좋아라 하면서 쫓아 갔고, 그 뒤를 내가 따라 갔다. 그 때 노란 옷을 입은 몇몇 아이들이 하는 얘기가 귀에 들려 왔다.
"저기 나쁜 아저씨다. 나쁜 아저씨~~"
살펴보니 내가 있는 곳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 나는 뒤를 돌아 봐서 누가 있나 봤더니, 아무도 없었다. 즉, 나를 가리키는 것 이었다. 그렇다 그 어린이들의 눈에는 내가 애기를 납치하려는(?) 나쁜 아저씨로 보이는 것 이었다...흑~

요즘 어린이 납치 및 성추행 관련 문제로 어린이 관련 교육 기관에서 철저하게 교육을 시킨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났다. 아마 그 때 전형적인 나쁜 아저씨에 나처럼 생긴 사람으로 교육을 시킨듯 하다. 그 당시 나는 모자 쓰고, 수염 많고, 츄리닝 입고 있고, 슬리퍼를 신고 있으며 게다가 애기 뒤를 졸졸 따라 가고 있었으니.....ㅡ,.ㅡ;;;;

나는 딸에게 어떻게 생긴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고 얘기를 해줘야 하나? ㅡ,.ㅡ;; "아빠 닮은 사람은 위험해???" ㅡ,.ㅡ